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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기사] [건설경제 공동기획2-①] 건설기술인 대표가 절실하다
  • 작성자 : 홍보팀
  • 작성일 : 2019-11-27 14:06:57
  • 조회수 : 398

[건설경제 공동기획2-①] 건설기술인 대표가 절실하다


82만 건설기술인 목소리 대변 ‘테크 폴리티션’ 나와야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건설기술인을 대변할 국회 비례대표 배출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지난 8월 열린 임원ㆍ대의원ㆍ위원회위원 워크숍.)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전 총리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남성 중심의 정계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것 외에 공통분모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이공계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대처 전 총리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메르켈 총리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양자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른바 ‘테크 폴리티션’인 셈이다.


이공계 출신으로 정치에 참여해 국가발전을 이끈 인물들은 적지 않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미국과 파워게임을 벌일 정도로 성장한 중국의 최근 전ㆍ현직 주석들이 대표적이다. 1990년부터 20여년 동안 개혁개방을 이끈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주석은 각각 상하이 자오퉁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칭화대학 수리공정학을 전공했다.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대국굴기’를 강조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은 칭화대학 공정화학과(한국의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국내로 눈을 돌리면 테크 폴리티션은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건설산업, 그중에서도 건설기술인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찾기 어렵다.


<건설경제신문>이 이번 제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47명을 분석한 결과, 산업직군으로 분류된 의원은 7명에 불과했다. 이 중 건설산업과 관련된 의원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낸 김현아 의원(자유한국당)이 유일했다.


흔히 건설업은 ‘피플 비즈니스’라고 한다. 건설 기술인력의 경험과 노하우가 건설기업, 나아가 산업 경쟁력의 척도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재가 강조되는 산업이지만, 우리나라 건설기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건설기술인 스스로도 위상에 대한 인식과 자부심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다. 독일의 경우 엔지니어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전문가로서 국가 기술력을 좌우하는 인재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 엔지니어의 전문가적 견해는 정부 정책 수립 시 중요한 판단요소로 작용함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엔지니어가 가지는 권리뿐만 아니라 사회가 부여하는 책임까지도 성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독일 기술인들의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때문에 독일 엔지니어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네덜란드 역시 공사에 참여한 건설기술인들의 모습이 공사장 벽면에 크게 장식될 만큼 사회적 인식이 높게 형성되어 있으며, 중국은 건설 엔지니어 및 기술관료들이 권력의 중심에 있다. 국내 건설기술인 입장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실 국내 건설기술인에 대한 저평가는 산업구조와 관련이 깊다. 우리 건설산업은 종합건설업, 전문건설업, 설계업, 감리업 등 다양하게 나뉘어 있고, 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업역 중심 구조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 관련 정책이나 입법활동은 각 업역 위주로 진행되어 왔다. 결국, 산업에서 사람, 즉 건설기술인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이는 국회 법안 관련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민주주의가 성숙되면서 근로자 및 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법안이 나오고 있지만, 건설 분야는 업역에만 매몰된 나머지 유독 건설기술인을 위한 법안은 드물다.


실제 제20대 국회에서 발의되어 본회를 통과한 총 2466건의 법안 가운데 국토교통위원회가 발의한 법안은 357건이며, 이 중 건설기술인의 위상과 직접 관련된 법안은 단 1건에 그쳤다. 건설기술인 권리헌장 제정 근거를 마련하고 종전 ‘건설기술자’를 ‘건설기술인’으로 용어를 순화한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김현아 의원이 발의해 지난해 5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마저도 이전 국회에서는 건설기술인들을 위한 법안 논의 자체가 어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건설기술인들이 법ㆍ제도 개선에 갈증을 느끼는 이유다.


최근 들어 건설기술인들 사이에서 테크 폴리티션을 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82만여명에 달하는 건설기술인의 위상을 높이고 권익을 대변하는 입법 창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인협회(회장 김연태)는 건설기술인을 대변할 비례대표 배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열린 임원ㆍ대의원ㆍ위원회 위원 워크숍에서 논의된 이후 구체화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건설기술인을 위한 국회 직능대표 배출은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구이자, 사상 첫 직선제로 선출된 김연태 회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면서 “회원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협회는 건설분야 직능대표의 필요성에 대해 여ㆍ야 정치권에 충분히 알리는 등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기술인 출신 직능대표가 배출되면 청년 건설기술인 지원, 건설산업 고령화에 대비한 일자리 연계, 고부가가치로 전환되는 건설산업에 대한 지원책 등 건설기술인들이 당면한 과제를 제도적으로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건설기술인 위상 제고를 위해 법ㆍ제도 개선은 당연하고, 건설기술인 스스로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한수 세종대 교수는 “건설기술인의 위상 제고는 근본적으로 법ㆍ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이에 앞서 건설기술인 스스로 책임감과 사명감, 윤리의식을 강화해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전문가로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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